어머니의 병상일기

[33] 삼천포아가씨와 어머니

情人 2016. 6. 10. 04:32

 

 

 

 

 

 

 

 

- 삼천포대교공원 음악분수 -

 

 

 

 

 

 

 

 

삼천포 아가씨.


이 노래는 유난히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노래입니다.

그런데 삼천포 현지에서 이 노래를 만났으니 옛날 생각에 가슴이 아려 왔습니다.
삼천포 광장 야간조명 음악 분수에서 뿜어 올려지는
물보라와 함께 배경음악으로 은방울자매의 노래가 흘러 나왔습니다.
이미자의 노래 동백꽃 피는항구가 여수를 대표하는 것 처럼 삼천포아가씨

이노래는 삼천포하면 바로 떠오르는 노래 이지요

피난길에 어머님이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배를타고 섬에 들어 갔다가

혼자 울고 돌아 왔다는 아픈 사연이 있는 곳 이라서 이노래는

언제나  슬프게 다가옵니다.

제 어머니 이야기 입니다 .
6.25피난시절. 여수순천 반란사건당시 우리가족은 여수에 살고 있었습니다
삼천포에서 남해 그리고 창선 이라는 섬이 있었어요 그곳에 시어머니가 혼자 살고 계셨는데

어머니가 가족중에 제일먼저 피난길에 나섰습니다. 세살된 아이를 업고 시어머니가 있는

이 섬이 안전할거라고 생각해서 여수에서 이곳으로 피난을 갔데요

그당시엔 다리가 놓이지 않아 배를타고 들어갔습니다.
어린아이가 피난민 인파에 시달려서 더위를 먹고 병이나서 아무것도 안먹고 계속

설사를 했는데 며칠후 기진하여 그만 죽어 버렸습니다 .

 

시어머니가 까만 양귀비 아편고를 아이에게 수저로 조금씩 떠 먹이는걸 동네사람이

보았다 하네요 허기지고 기력이 떨어진 아이에게 약이 될까해서 양귀비고를 먹였는데

소량이라도 아이에게는 치명적 이었습니다 .
동네사람들 눈을 피해 밤중에 죽은 아이를 안고 뒷산에 올라가 땅에 묻고 내려와서

다음날 아침일찍

그장소에 다시 올라가 보니 지난밤에 어두워서 보지 못했던 백일홍 꽃이

무덤 주위에 만발하게 피어 있더랍니다.

어머니가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가슴아프게 울며 돌아 나오셨던 곳이 삼천포 입니다.
어쩌다 이노래가 라디오 에서 흘러나오면 삼천포 선자누나를 이야기 하셨습니다
삼천포아가씨 이노래를 들으면 언제나 마음이 쓰려옵니다

지금 살아 있다면 나에겐 둘째누나가 됩니다. 참 순하고 착했다고 하네요
그때 어머님의 아픈심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옵니다 혼자 아이를 섬에묻고 배를타고
돌아 나오면서 얼마나 비통 했을까요

 

 

2016.6.4.                                          - 정인 -

 

 

  반야월:작사 / 송운선:작곡

 

 

 

'어머니의 병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광사 가는 길  (0) 2020.01.06
[34] 지후에 눈물  (0) 2017.02.06
[32] 목련이 필때면  (0) 2016.04.08
[31] 2004년 따사로운 봄햇살에  (0) 2016.03.28
[30] 이 한장의 사진  (0) 201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