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이브... 찬비가 버스 유리창을 때리고 뒤로 지나갑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거리에 사람들의 발걸음은 어디론가 약속을 찾아가는 설레이는 바쁜 발걸음 이었고 저는 차안에서 흘러 나오는 케롤을 들으며 오늘이 성탄절 이라는 것을 비로서 알수 있었습니다.. 어머님이 위독하여 병원으로 급히 가야 하지만 밀리는 차량으로 인하여 자꾸 시내버스가 멈추니 마음만 조급해 집니다.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대신동 거리를 지나치는 인파들을 이리저리 비켜가며 급한 걸음으로 올라가다 눈에 비추어진 서글픈 광경에 그만 가던 발걸음을 멈추어 서고 말았습니다. 피자헛 가게 윈도우의 바닥으로 낮게 튀어나온 난간턱에
- 비둘기 두마리가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병으로 인하여 온몸에 털은 다 빠져버린체 비쩍 마른모습으로
오들오들 떨고 있었고 그 옆에는 또 한마리의 건강한
비둘기가 마주보며 꼼짝않고 있었습니다.
나팔꽃 씨앗처럼 까만 눈빛으로 지나가는 행인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갈구하듯 그대로 꼼짝않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광경을 불쌍하다는듯 내려다만 보고 바쁘게 지나가버리고
한쌍의 비둘기는 장소를 옮길 생각을 하지 않고서
애처로운 그들에 모습을 행인들 에게 모두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치 사람들에게 간절한 도움을 청하는것 같이 보였습니다..
사람 이라면 병원에 데려갈수 있었겠지만 어쩔수 없이 속수무책
으로 바라보고 있어야만 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안스러워 보였습니다.
카메라가 있었으면 이 장면을 찍어서 참 좋은 작품사진 하나 얻을수
있었는데 무척 아쉬웠습니다.
어머님이 지금 병원에서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도 잊은체
나는 그 애처로운 광경앞에 쪼구려 앉았습니다.
도저히 일어서서 자리를 뜰수가 없었습니다.
불쌍해서 어쩌나..
- 볼을타고 흘러내린 눈물이 마를때까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렇게 한참을 들여다보며 앉아 있었습니다.
- 성 탄 전 야 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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