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병상일기

[14] 혜정이에게..어머님이 하늘나라 가신지가

情人 2007. 11. 17. 06:12
      혜정이 에게.... 어머님이 하늘나라 가신지가 이제 한달이 지났어. 어제는 당신의 생신 이었고..... 김해장유 교회묘지 동산에 시신을 묻어두고 내려온 그 다음날 눈내리는 차가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없는 눈물을 쏟아내었다. 집안에 남기고 가신 작은흔적 하나하나를 볼때마다 주체할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어 가장 이라는 책임있는 이름표를 달고 있기에 가족 앞에선 나약해진 내모습을 보일수 없었고 어둑한 교회에서 몰래 혼자 울수있는 장소를 마련했었어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그냥 달리며 길바닥에 눈물을 뿌렸었고 아직도 그병원 그병실에 그대로 누워 계신것만 같아 매일 다녔던 그 길을따라 퇴근후 어두운 밤길을 자전거를 끌고 걸어서 나도 모르게 찾아가고 있었어 그 병실에가면 지금도 어머님이 머리를 돌려 날 바라보며 손을들어 반겨 줄 것만 같은 착각 이었지 몇달간의 병상일지가 한순간에 떠올라 병원복도를 배회하며 정신나간 사람처럼 눈물을 흘리고 다녔어. 그래도.. 병상에 누워계신 그런모습 이라도 매일 찾아가면 볼수가 있어서 그때가 나는 행복했었는데.... 못다한 효도의 후회가 아니라 지난날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사무치는 그리움을 지울수가 없었어. 우리집 옥상의 바짝 말라버린 국화잎을 만져 보면서 어머님의 흔적을 더듬으며 서럽게 울었고 좀더 잘해드리지 못하고 불평을 했던 일들은 가신 당신께 두고두고 용서를 빌며 울었어.. 당신이 즐겨 드시던 색이고운 과일과 음식들은 이제 더 이상 사들고 가야할 이유가 없기에 요즘엔 빈 자전거만 타고 다닌다네.. 생활하는 모든 것에 가신 당신에 흔적이 묻어있어 항상 입고 계시다 남겨두고 가신 옷을 얼굴에파묻고 희미하게 나마 남은냄새를 기억하면서 가족들 몰래울었어 세상의 다른 사람들은 이런경우 어떻게 무슨방법으로 해결하며 지냈을까 궁금 했었다 그때 생각나는 사람이 혜정이 었어... 몇년전 사고로 아들 동욱이를 떠나 보내고 날마다 그 슬퍼하던 그때..... 우리는 입을모아 위로한다고 한마디씩 했지만은 그 마음깊은 쓰라림은 미쳐 알지 못했었지 그러나 지금 나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하늘나라 보내고 가슴속을 깍는 아픔을 격으며 혜정이의 심정을 이제야 이해할수 있었네.. 혜정이 친구, 극복할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게. 어떻게 하여 슬픔을 이겨 나갔는지를.. 날이 풀리고.. 어머님이 항상 가꾸시던 옥상에 많은 화분들은 겨울동안 돌보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두었는데도 새봄...주인을 찾으며 움싹을 올려대니 사무치게 어머님이 그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