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이 따스한 봄날에,
시선에 기억되는 그림 하나가 있습니다.
47세에 부산으로 이사를 하여
자식들과 살아온 34년의 초라한 세월,
옥상 화단에 좋아하는 화초를 심고
매일같이 화분의 흙을 만지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지내셨지요.
어머님의 뒤를이어 지금은 옥상의 화초를 내손으로 관리를 하지만
간혹 사라진 그림 하나를 떠올립니다.
포도나무 그늘 아래에서
머리에 하얀수건 둘러쓰고 홀로 의자에 앉아
우두커니 아랫길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내려다 보고 계시던 어머니
유난히도 봄볕에 얼굴이 검게 그을리시던
그 시간 속에서
고독하나 쯤은 벗이 되었고,....
수채화 같은 그림하나가.
하얀 그리움이 되어 문득 한번씩
나를 울컥하게 만듭니다.
13년이 지난
빛바랜 희미한 그림이 되어...
- 2018.2.16.설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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