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사진

40계단의 깊어가는 가을밤

情人 2011. 11. 25. 01:23

 

 

 

 

 

 

 

 

 

 

 

 

쉰 살 즈음에

늙어 가는 것이 서러운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게 더 서럽다.

내 나이 쉰 살

그 절반은 잠을 잤고
그 절반은 노동을 했으며
그 절반은 술을 마셨고
그 절반은 사랑을 했다.

어느 밤
뒤척이다 일어나
내 쉰 살을 반추하며
거꾸로 세어 본다.

쉰, 마흔아홉, 마흔여덟, 마흔일곱...
아직 절반도 못 세었는데
눈물이 난다

내 나이 쉰 살

변하지 않은 건
생겨날 때 가져온
울어도 울어도
마르지 않는
눈물샘뿐이다.

                 

                            - 임성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