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인.글소품

어느 농가의 휴일

情人 2008. 11. 2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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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농가의 휴일

          - 정인 - 조용한 오후 어느농가의 휴일을 맞는다. 오랜시간 주인의 손길이 닿지않아 머리에 하얗게 먼지를 이고 정적속에 멈추어 있는 낡은 농기구들을 만난다. 아직 아무도 이들을 깨우지 않아 아주 깊은잠을 자고있나 보다. 바스락 ! 이 고요를 깨우는 소리 이것은 삽 이것은 괭이 저것은 대빗자루 문설주에 걸린 녹슨깡통은 소방울~ 낯선이가 들어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이곳저곳 사진기의 셧터를 눌러댄다. 고요한 흔들림속에 가만히 실눈을 뜨고 훔쳐 보지만 그래도 옛 주인이 그립다. 아득한 옛날에는 바지런히 들로 나가서 온몸에 흙을 묻히며 일을 했었지 않은가 붉은노을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낮은굴뚝 연기 하늘로 피어 오르면 주인의 바쁜 손놀림에 하루에 피로를 말끔이 씻기우고 반질반질한 모습으로 모두 제자리로 돌아와 노을빛 받으며 평온한 휴식을 취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낡고 상처난 모습 그대로 벽에 기대앉아 오래전에 지나간 먼 이야기들을 회상하고 있다 대문 밖에서 승용차 멈추는 소리가 들린다. 옛주인은 보이지 않고 머리에 기름을 바른 그의 아들이 간혹 안방에만 들락거린다.


          밀양 어느 농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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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4.3. 밀양 농가에서 만난 농기구 입니다.